엘안엘 센티넬) 가이드는 센티넬의 개야 2
"그쪽은 안나 테일러, 맞나요? 아직 식전일 텐데, 이리 와서 먹어요."
엘사가 수플레 팬케이크가 담긴 접시와 홍차 티팟을 아일랜드 위에 옮기고는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는 내내 안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입으로 센티넬 두 명을 가이딩하겠다고 말 한 적은 맹세코 없었다.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닐까? 서류상 잘못 기입된 부분이 있다거나. 전산 처리 과정에서 기계 오류가 있다거나.... 안나는 미간이 구겨지는 대로 인상을 찌푸렸다.
동이 틀 때까지 저를 놓아주지 않았던 센티넬의 달뜬 숨소리가 아직 귓가에 남아있기라도 한 듯, 어젯밤 일이 생생했다. 그녀의 말대로 안나는 센티넬 하나를 상대하기에도 벅찼다. 허리 똑바로 들어. 벌써 잊었어? 내 말만 잘 듣는다면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첫날부터 나를 실망시키지 마. 고압적으로 명령하던 목소리가 상기되자 안나는 눈을 즈려감고 한숨을 삼켰다.
몇 번이고 센티넬의 손길을 받아내는 동안 안나에겐 그 행위를 거부할 권한도, 저항할 힘도 없었다. 더는 못 하겠다며 숨을 헐떡이자 센티넬은 선심이라도 쓰듯 저를 놓아주었다. 가이딩을 할 때마다 매번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에 안나는 벌써부터 진이 빠졌다. 도저히 적응이 될 것 같지가 않았다. 하물며 하나를 상대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둘을 어떻게 상대하라는 거지?
"입맛이 없으면 굳이 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엘사가 접어올렸던 셔츠 소매를 내려 단추를 잠그고는 의자에 걸어두었던 짙은 남색의 제복을 꿰어입으며 말했다. 군 생활이 녹아있는 딱딱한 어조였지만 목소리는 오히려 상냥했다. 막 나가려던 참이었는지 그녀는 손목시계를 한 번 더 확인하고는 아일랜드 한 켠에 놓인 베레모를 집어들었다. 안나는 그때까지도 황망한 감정을 정돈하지 못해서 정작 물어보고 싶던 말을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저는 또 나가봐야 해서. 제대로 된 인사는 다음에 나누죠."
안나는 저를 등지고 문 밖으로 나가려는 센티넬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러자 센티넬이 눈에 띄게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손을 쳐냈다.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요. 다른 사람이랑 닿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센티넬이 정중하게 사과하자 안나는 괜찮다며 반색을 했다. 바쁜 사람을 붙잡고 머뭇거리고 있는 제게 엘사가 먼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당신이 제 담당 센티넬이라면, 어제 그 사람은 누구죠? 왜..., 당신과 똑같이 생긴..." 안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답이 정해진 질문인 게 뻔했지만, 안나는 제가 방을 잘못 배정받았거나, 혹은 어제 본 여자가 방을 잘못 찾아왔을 가능성을 무익하게 기원해봤다.
"엘리자베스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녀는 제 쌍둥이 동생이에요. 그애와는 인사를 나눈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는 센티넬의 시선이 제 목 근처를 훑었다. 안나는 동요하지 않으려 했으나 뺨으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센티넬이 인사를 남긴 후 문밖으로 나갔고, 안나는 방으로 돌아와 옷장을 열었다. 어제 입었던 것과 똑같이 생긴 하얀색 옷들이 옷걸이마다 걸린 채였다. 게중 하나를 골라 입고 안나는 복도를 서성거렸다.
레크레이션 장소인 듯한 너른 공간을 발견한 안나는 벽에 기대어 선 교정국 직원에게로 걸어갔다. 그 장소엔 저처럼 하얀 옷을 입은 가이드 몇몇이 티비 앞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고, 센티넬로 보이는 여자 너댓명이 쇼파에 앉아있기도 했다. 제게 꽂히는 센티넬들의 시선이 무거웠다. 그들에게서 흥분된 파장이 스멀스멀 퍼져나왔다. 새로 온 가이드인가? 담당 센티넬이 누구래? 디엔젤로 자매에게 할당된 가이드가 적갈색 머리라고 하던대. 두명을 가이딩한다고? 한 달 안에 고장나는 데에 내 가이드를 걸지. 그럼 나는 한 달이 되기 전에 달아나는 데에 내 가이드를 걸겠어.
그들은 목소리를 죽일 시도조차 없이 육성으로 희롱하는 말을 적나라하게 뱉어댔다. 교정소를 드나드는 센티넬들은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탓에 질 나쁜 인간들이 다수라는 게 이제와 실감이 났다. 고장나기 전에 하루만 내 가이드랑 바꾸자고 해볼까? 낄낄거리는 소리를 흘려들으며 안나는 직원에게 제 사정을 고했다. 곧 안나는 직원을 따라 행정실로 함께 걸었다.
안나는 직원에게 건네받은 계약서 사본을 건네받고 자세히 훑기 시작했다.
A, B블럭 희망 가이드는 한 명의 센티넬을 담당한다.
C블럭 희망 가이드는 인당 두 명의 센티넬을 담당한다.
중간 페이지에 적힌 항목을 확인한 안나는 터져나오는 한숨을 삼키고 얼마간 침묵을 지켰다.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착오도 뭣도 아닌 제 부주의가 만들어낸 실수였다. 다른 사람을 탓할 수도, 이제와 무를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게 안나를 더 좌절하게 만들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안나는 아무 생각 없이 B블럭 희망란에 체크를 했었다. 하지만 계약서의 사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개 가이드의 억울함을 누가 신경쓰겠어? 안나는 함정에 빠진 기분이었다. 이딴 계약서를 공증이라도 받아놨어야 했다는 건가? 그럼 그렇지. 모르긴 몰라도 이곳에 지원할 정도의 가이드라면 선불금을 받자마자 구멍난 생계를 메꾸기 위해 진작에 돈을 써버렸을 게 뻔했다. 제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럼 서류가 조작된 것을 발견한들 이미 늦은 일이었다. 계약 위반의 댓가는 3만 아덴. 안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큰 돈을 만져본 경험조차 없었다.
저를 행정실로 안내해준 직원은 이제 막 부임한 신참인지 말을 함에 있어 조심성이 없는 남자였다. 그는 친절하게도 C블럭 센티넬들은 지속적인 가이딩으로 교화가 가능한 비교적 온순한 센티넬이라고 주절거렸다. 비교적 온순하다고? 안나는 제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 방울을 혀끝으로 쓸어올리며 만족스럽게 웃던 여자의 낯을 상기했다. 센티넬 여럿을 상대하다 가이드가 망가지든 말든 교정국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터였다.
어떻게든, 3개월을 버텨야 했다.
방으로 돌아온 안나는 아일랜드 근처로 다가가 다 식은 홍차를 잔에 따랐다. 바빠 보이던데 나 먹으라고 일부러 만든 건지... 어쩌면, 엘사라는 사람은 엘리자베스와 다를지도 모른다고, 안나는 희망적인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이랑 닿는 걸 싫어한다잖아. 그럼 가이딩도 안 받겠다는 거 아닌가? 딱 봐도 차분해 보이던데... 이미 식욕이 뚝 떨어졌지만 안나는 억지로 팬케이크를 오물거렸다. 저녁에 보자던 엘리자베스의 뜻이 단순히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자는 게 아니라는 건 자명했다.
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를 뒹굴고 있는 펜을 집어들었다. 탁상 달력에서 어제의 날짜 위로 크게 엑스자 표를 그었다. 앞으로 91일만 견디면 된다.
엘리자베스의 능력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적어도 사나흘에 한 번은 최전방으로 동원되었다.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올 때도 있었고 군복에 먼지 한 톨 묻히지 않은 채로 귀가할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제가 그녀를 가이딩해야 한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았다. 의료 처치를 마치고 돌아온 엘리자베스가 거칠게 입술을 맞물려 오는 것으로 가이딩은 시작되었다. 그녀의 품에서 불안정한 파장에 파묻힐 때면 모종의 동정심 같은 게 솟구치기도 하였다.
가이딩이 거듭될수록 가이드가 센티넬에게 정서적 교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기에 제 센티넬의 파장이 평온하지 못 한 것에 마음이 쓰이는 게 나무랄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나는 그런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엘리자베스와 몸을 섞는 때엔 옷조차 제대로 벗지 못하고 식탁에 엎드린 채 리지의 손길을 받아내는 날이 많았다. 살끼리 교접하며 마찰하는 저속한 소리와 억눌린 신음이 거실을 가득 메웠다. 이건 애정이나 감정이 동반되지 않은 짐승 같은 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리지에게 안겨 침대 위로 눕혀지면 안나는 그녀를 끌어안아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센티넬은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로부터 제공받았다. 기본적인 의식주와 고액의 연봉은 당연한 것이었고, 전투중에 사망한다면 가족들 앞으로 생명 수당과 위로금이 남겨졌다. 하물며 그들은 가이드의 육체마저 배급품처럼 지급받았다. 이런 물질적인 댓가로 국가는 센티넬의 충성을 얻어냈고, 그렇기에 센티넬은 일반인이 할 수 없는 위험한 일들을 수행해야만 했다.
엘리자베스의 파장은 기본적으로 늘 날이 서있었으나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날이면 유독 파장이 거칠게 동요했다. 그녀와 마주앉아 전장에서 있었던 일을 소근댈 만큼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는 낭만적이지 않았기에 리지로부터 건네들은 말은 없었지만 추측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전장에서 아주 참담한 일을 감내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몸을 섞어도 리지의 파장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안나는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여자 때문에 괜스레 서글펐고 그럴 때면 백금발의 목에 팔을 둘러 끌어안은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그럼 내벽을 벌리며 급하게 저를 탐하던 여자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는 느릿하게 손목을 빙빙 돌리면서 제게 끌어안긴 자세로 숨을 골랐다. 재밌네. 이 상황에서 나를 동정이라도 하는 거야? 어조가 날카로웠지만 한결 누그러진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들고 눈을 맞춰왔다.
"으응... 조금만 더 천천히이..."
"기분 좋아?"
"좋아, 좋,아요...,"
"이젠 제법 허리도 쓰고, 착하네."
착하네. 엘리자베스가 밤새 제 몸을 마음대로 가지며 취향껏 저를 개발하는 동안 안나는 제 가이딩으로 도저히 진정되지 않는 여자가 뱉는 칭찬이 기뻐서 리지의 뜻대로 가볍게 절정에 올랐다.
덜덜 떠는 제 턱끝에 입을 맞춘 리지가 언제 다정했냐는 듯 금세 흥분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방금 가버린 탓에 빠듯하게 조여문 속살을 억지로 벌리고 리지가 검지마저 깊게 삽입했다. 손가락 세개가 묵직하게 안을 파고들자 안나는 앓는 소리를 흐느꼈다.
"아파요...아파, 으윽.....아...! 움직이지 마아...!"
"왜 옆방 센티넬들이 네 얘기를 하지?"
벌주듯 힘껏 쳐올린 움직임에 안나가 허리를 띄우고 얼마간 잘게 떨었다. 눈꼬리를 타고 흐른 눈물이 시트를 적셨다. 리지에게 안긴 지 3주가 지나자 제 몸은 너무나도 쉽게 리지의 뜻대로 함락되기 일쑤였다. 경련하며 또 절정에 오른 안나가 깊숙이 파고든 리지의 손가락을 옴죽거리면서 조여댔다. 센티넬이 한숨 같은 탄성을 뱉었다.
더는 못 해요... 그만... 제 애원은 언제나 통하지 않았고, 곧 물기 어린 마찰음이 침대 위로 쏟아졌다. 한껏 빠져나갔던 리지의 손이 때려박듯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안나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고통 사이로 쾌락이 스며나오자 안나는 신음이 터져나오는 제 입을 틀어막고 센티넬이 주는 감각에 몸을 맡겼다.
거칠게 피스톤질하던 리지가 움직임을 멈추자 안나는 방금 전보다 더 긴장하였다. 손길이 거둬지면 리지는 습관처럼 안나의 다리를 머리쪽으로 들어올려 활짝 열게 하였다. 네가 직접 벌려. 엘리자베스의 말을 거역해봤자 손해를 보는 것은 늘 저였다.
안나는 손을 아래로 내려 제 그곳을 양옆으로 벌렸다. 처음 그녀가 이런 체위를 강요할 때엔 수치심으로 눈물까지 글썽거렸지만, 첫날밤에 엘리자베스가 말했던 대로 침대 위에서나마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녀의 말에 따르는 게 상책이라는 것을 안나는 점차 배워갔다.
리지는 혀끝을 세워 방금까지 손가락을 물고있던 곳에 깊게 들어왔다. 안나는 제 아래가 훤히 보이는 낯부끄러운 자세에 좀처럼 적응이 되질 않아서 눈을 감고 시야를 차단해버렸다. 리지의 혀가 제 안을 들락거릴 때마다 저속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네가 나를 제대로 가이딩 못 하니까, 이런 식의 점막 접촉이라도 해보려는 거잖아. 가이딩이 잘 되질 않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자신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리지는 처음에 그런 말로 회유를 했었다. 하지만 안나는 그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있었다. 이미 육체적 쾌락을 알아버린 지금으로썬 이 정도의 자극은 오히려 독이었다.
"아, 하으... 혀 말고... 읏.... 리지....."
그녀는 애원하는 제 모습을 보고싶은 게 분명했다. 그럼. 어떻게 해줄까. 고개를 든 그녀가 붉게 부어오른 그곳의 정점을 잇새로 자근댔다. 안나는 시트를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상체를 세운 리지가 무릎으로 제 다리사이를 문질러댔다. 손으,로... 박아줘-, 요. 안나는 짓궂게 웃는 센티넬에게 애원을 했다. 리지의 손이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왔다. 귓가에서 리지가 거칠게 숨을 뱉었다. 너는 내 가이드야. 리지의 말에 안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만 너를 이렇게 안을 수 있다고 말해. 대답할 틈도 없이 안나는 리지의 목을 끌어안고 절정에 올랐다.
엘리자베스가 매번 소유욕을 내비치며 제 몸의 주인이 누구인지 주지해주지 않아도, 저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센티넬은 리지뿐이라는 것을 안나는 잘 알고있었다. 엘사는 처음 만났던 날에 했던 말처럼 타인과의 접촉을 진심으로 꺼리는 듯했다. 그녀는 가이드로부터 무엇도 바라지 않는 것처럼 그 어떤 가이딩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녀와 나누었던 악수와 엘사의 손목을 붙잡았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스킨십이 될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마저 들었다.
혹사당하듯 엘리자베스에게 안긴 다음날에 안나는 늦게까지 침대에 묻혀있다가 10시쯤 느긋하게 일어났다.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가면 종종 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특정 시기가 지나면 제법 널널한 일과를 보내는 게 가능했는지, 저와 함께 아침을 먹는 일이 잦았다.
어떤 행동도 머뭇거림 없이 내지르는 엘리자베스와 달리 엘사는 하물며 음식이 담긴 접시를 식탁에 올려놓는 사소한 일에도 제 기색을 살피는 사람이었다. 쌍둥이라지만 두 사람은 화려한 외모 외엔 닮은 점이 없어 보였다. 안나는 왜 엘사가 교정국에 머무는지조차 의아했다. 그녀는 동원일이 아닌 날에도 시간표대로 살아가는 규칙적인 인간의 표상이었다. 정해진 양의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했다. 문제있는 센티넬들을 수용해놓는 곳에 있기에 그녀는 너무 이질적이었다.
요리를 곧잘하는 엘사덕에 안나는 생전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을 먹기도 하였다. 홍차가 맛있었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르자 다음날부터 엘사가 홍차를 브랜드별로 소개해주었다. 그녀는 아주 고요하고 차분해보이던 첫인상처럼 어른스러운 성숙함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배려하는 것이 익숙하고, 대화를 할 때도 말을 끊는 법이 없었다.
밖에서는 평소에 뭘 했어요? 여기서 가만히 있는 게 무료하지는 않나요? 대화 도중에 엘사는 그런 질문들을 하였다. 꼭 제게 관심이 있는 사람처럼. 가이드로서의 안나 테일러가 아니라 인간 안나 테일러가 궁금한 사람처럼. 엘사는 의심하기에 충분한 호의를 내비쳤다.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그녀와 나누는 대화가 즐겁지 않다면 거짓이었다. 군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엘사가 일반 사병이 아니란 것쯤은 진작에 눈치챘다. 그녀는 모든 분야를 심도있게 탐구한 사람처럼 박학다식했다. 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었어요. 과제가 산더미처럼 많아도 행복했었죠. 어릴 적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엄마가 난치병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셨거든요. 어쩌다보니 전공은 생명공학을 선택하게 됐어요. 겨우 3학기를 다니다가 그만뒀지만. 집이 어려웠거든요.
좋아했던 과목을 얘기하다가 안나는 자존심 때문에 입밖으로 내뱉은 적 없던 제 생활고를 털어놓기도 했다. 엘사는 별다른 대꾸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음날 그녀가 생명공학 전공책을 한아름 안고왔다. 심심할 때 읽으라고 가져왔어요. 엘사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녀를 와락 끌어안아 고맙다는 말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안나는 기쁘게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엘사에게 의존적인 마음이 생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교정국의 복도를 헤매거나 정원에 앉아 햇볕을 쐬고있으면 등뒤로 센티넬들의 욕망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그들과 눈을 마주쳐 괜히 입방아에 오른다면 밤새 엘리자베스에게 시달릴 게 뻔했다. 엘사는 이곳에서 저를 천박한 가이드로 취급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함께 쇼파에 앉아 영화를 보다가 엘사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던 어느 저녁을 떠올려본다. 안나, 피곤하면 방에서 잘래요? 조심스런 손길로 제 이마를 살짝 매만진 엘사가 조용히 물었다. 누구도 제게 이토록 다정하게 대해준 적 없었다. 안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엘사가 누군가와 닿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도 잊고 그녀의 목에 팔을 둘렀다. 일순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았다. 이내 제 등을 상냥하게 토닥이는 센티넬에게서 따뜻한 파장이 흘러나왔다. 왜 잘해 주세요? 왜 이렇게 다정해요? 웅얼거리는 제게 엘사가 귓가에서 조용히 대답했다. 안나가 내 가이드니까요.
하지만 엘사는 어떤 형태로든 가이딩을 강요한 적 없었다. 엘사와는 그저 같이 산책을 하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는 게 전부였다. 폐쇄적인 횐경에서 지내는 탓인지 안나는 그게 꼭 데이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사와 나누는 정서적 교감은 호의와 호기심을 전제로 하는 연애의 시작점과 유사했다.
살짝 손끝이 스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같이 요리를 하고싶다는 제게 엘사가 직접 앞치마를 둘러줄 때, 그녀에게서 나오는 향기에 가슴이 설렜다. 리지에게 혹사당하듯 안긴 다음날 아침에 엘사를 마주보는 게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가이딩을 원하지 않는 센티넬에게 반한 가이드라니. 안나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가이딩이 거듭될수록 센티넬은 가이드에게 소유욕을 느낀다는 말처럼 엘리자베스는 가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안나를 몰아붙였다. 그렇기에 안나는 웬만하면 리지의 말을 착실하게 따랐다. 그녀가 거실에서 관계를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었다. 하기 싫은 체위를 강요하며 직접 허리를 흔들어보라고 종용해도 안나는 결국 리지의 뜻대로 해주었다. 그녀와의 힘 겨루기에서 자신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나는 몸으로 체득했다.
그렇지만 엘사와 엘리자베스가 모두 쉬는 날엔 그럴 수가 없었다. 엘리자베스의 침대에서 그녀와 살을 섞는 동안 안나는 제 신음소리가 방밖으로 퍼져나갈까 두려웠다. 더는 못 하겠다는 애원도, 더 해달라는 요구도 엘사의 귀에 들어가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 날이면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공간에서 다른 여자에게 기절할 지경으로 안기는 현실이 수치스러웠다. 센티넬의 성욕을 처리하기 위해 돈을 받고 교정국으로 자진해서 온 스스로에게 환멸이 났다.
그러다 리지가 속도를 늦춰 다정하게 저를 파고들면 안나는 리지의 얼굴 위로 엘사를 덧씌웠다. 엘사에게 안기는 건 이런 기분일 거라고, 상상하는 스스로가 경멸스러웠다. 그럼 머릿속이 복잡한 저를 다 꿰뚫어보기라도 하는 듯 엘리자베스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왜, 밖에 있는 사람이 신경 쓰이기라도 하나 봐?"
"아니, 아니에요... 잠깐-, 아흑...!"
이대로 거실로 나갈까? 네가 절정에 오를 때 어떤 신음소리를 내는지 엘사도 궁금할 거야. 내 손가락 맛있게 먹어대는 네 아랫입을 보여주면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하지 않아? 더해달라고 애원하는 네가 얼마나 야한지 네 다른 센티넬에게도 보여주는 게 어때. 엘리자베스가 낮은 목소리로 뱉는 협박에 안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저를 일으켜 방문 앞까지 끌고가자 안나는 제자리에서 무너지면서 리지에게 애원했다. 윽...안 돼, 잘못했어요....
엘리자베스가 저를 얼마간 내려가 보다가 팔을 붙잡고 일으켜세웠다. 안나는 리지가 이끄는 대로 방문 옆에 서있는 협탁에 엎드렸다.
"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야. 섹스 중에 다른 여자를 생각할 여유를 준 내 탓이지."
골반을 틀어잡는 손길에 따라 안나는 순종적으로 허리를 뒤로 뺐다.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가차없는 리지의 손길을 받아내는 내내 협탁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새벽까지 엘리자베스의 소유욕을 감당하는 동안 머릿속으로는 엘사가 거실에 없기를 바라는 데에 온 신경이 쏠렸다. 종국엔 리지에 손길에 맞춰 허리를 요분질하며 쾌락을 갈구하는 제 모습을 엘사가 영원히 모르길 바랐다. 나만 생각해. 안나. 내가, 네 주인이야.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자베스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로 리지에게 안기고 나서야 안나는 잠에 들 수 있었다.
날이 밝자 안나는 침대에서 뒤척거리며 잠에서 깼다. 아직도 다리 사이에서 이물감이 느껴질 만큼 이번 관계는 거칠었다. 상체를 세우려했지만 안나는 다시 침대 위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이 아팠다. 이대로 조금 더 잘까, 생각하던 안나는 밖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말소리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세웠다. 울혈과 깨물린 자국으로 엉망이 된 몸에 가운을 걸치고 방문을 열자 엘사와 엘리자베스가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었다.
"적당히 좀 해. 가이드가 망가져야 직성이 풀리겠어?"
"네가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빤히 보이는데, 나보고 적당히 하라고? 너야말로 가식 좀 적당히 부리지 그래? 내 가이드를 어떻게 할 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꺼."
"안나는 내 가이드이기도 해."
"...걔한테 손끝 하나 대기만 해 봐."
차분한 엘사에 비해 엘리자베스는 눈에 띄게 감정을 숨기지 못 하고있었다. 안나는 힘 없는 걸음을 옮겨 두 센티넬 사이에 섰다. 두 사람 사이에 반목이 생기는 건 제게도 좋은 신호가 아니다. 둘은 그다지 살가운 자매는 아니었지만 이제껏 서로를 간섭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 했다. 가이드 하나를 두고 센티넬 둘이 다툰다면 그 결말이 희극일 수는 없을 터였다. 이제껏 잘 유지됐던 균형이 깨져서는 곤란하다. 엘사가 저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엘리자베스를 자극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안나는 어릿한 정신을 잃기 전에 엘사를 향한 마음을 접기로 결심했었다. 매일밤 쌍둥이 동생에게 안기는 가이드를, 엘사처럼 고결한 사람이 좋아할 리 만무했다. 어젯밤은 그녀의 상냥함을 애정으로 착각하여 엘리자베스를 거슬리게 한 벌쯤으로 치부했다. 엘리자베스가 말했 듯이 그녀의 말만 잘 듣는다면 남은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갈 수도 있다. 적당히 리지의 비위에 맞춰 안기면 그만이다. 굳이 이 관계에 3자가 끼어들 필요는 없었다.
"그만... 왜 싸우고 그래요. 얼른 가요, 리지. 그러다 늦겠어요."
엘리자베스를 문쪽으로 밀면서 안나는 그녀를 채근했다. 리지는 선선하게 떠밀려주다가 갑자기 자세를 틀었다. 다시금 엘사를 향해 선 리지가 손으로 제 허리를 붙잡아 같은 쪽을 바라보게 하였다. 엘리자베스의 팔이 허리를 굳세게 감아왔다. 불시에 그녀가 뒷목을 빨아대는 감각에 안나는 신음을 뱉지 않기 위해 아랫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내가 미안해. 어제 너무 거칠었지. 너랑 있으면 자제가 안 돼서 그래. 보란듯 다정하게 구는 엘리자베스의 목소리가 꼭 엘사의 음성처럼 달았다. 안나는 오싹한 기분을 삼키면서 고개를 저었다. 리지의 손이 가슴 근처를 스치자 고통을 동반한 쾌감이 번졌다. 으응... 리지... 저지하려는 말이 꼭 투정처럼 힘이 없었다. 엘사를 마주볼 자신이 나질 않아서 안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제게로 꽂히는 엘사의 시선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고개 들어. 하지만 여기서 엘리자베스의 말을 거부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안나를 채근하였다. 안나는 턱끝을 들어올렸다. 늘 차분하던 엘사의 표정에 균열이 가 있었다.
"네 입으로 말해 봐. 네가 누구의 가이드인지."
안나는 신음소리를 내지않기 위해 숨을 고르다가 애원의 뜻을 담아 리지의 팔을 붙잡았다. 어젯밤 내내 네가 누구의 이름을 불러댔는지 말해 봐.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개의치 않고 기어이 명령했다.
"엘리자베스, 당신이요..."
입을 굳게 다문 엘사가 옆을 스쳐지나갔다. 칭찬이라도 해주고 싶은지 엘리자베스의 입술이 뺨에 내려앉았다. 저녁까지 내 생각하면서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 일찍 들어올게. 리지의 말에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안나는 시선을 내려 탁상 달력을 쳐다보았다. 이제 60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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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이름 바꾼 거 왜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갱얼쥐~
10.21 23:10
ㄴ ㅇㅇ
미친 대존잼이야..... 한글자 한글자 화면 뚫어져라 봤다... 집착 소유욕도 좋고 배려 달달도 좋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엘사 덕분에 안나가 한달을 버틴 것 같고.. 진짜 전개 상상이 안 간다 너무 재밌어 진짜 졸잼인데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워
10.21 23:29
ㅇㅇ
아 진짜 서로 안나를 대하는 태도만 다를뿐이지 안나를 향한 소유욕이 다들 미친거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사 마음에서 접으려고 다짐한 안나 왜케 불쌍하냐 ㅠㅠ 사실 마음 자체는 엘사한테 더 가있는게 분명한거 같은데
10.21 23:14
ㅇㅇ
오 좋아 보러간닷 - 요호호♪
10.21 23:33
ㅇㅇ
캬 미쳤다....숨막힌다
10.21 23:41
ㅇㅇ
와 진짜 미쳣다 2보자마자 1편다시 보고 2편 또보면서 3편 기다려야지 ㅜㅜ
대박이네 오아으어ㅓㅓㅓㅏㅏㅏㅏㅏㅏㅏ 와...
10.22 00:02
ㅇㅇ
대박 미쳤다...엘리자베스 소유욕 ㄷㄷㄷㄷ...엘사도 뭔가 싸한데...다음 전개가 어떻게될까....궁금해서 돌아버림....진짜 개존잼이다... 다음화 나올때까지 1편이랑 2편 되새김질해야지
10.22 00:27
ㅇㅇ
선생님 너무 좋습니다
10.22 00:30
ㅇㅇ
와...대박.이런건 도대체 어떻게쓰는거야ㅠㅠㅠㅠㅠ작가쥬미 머리 한번 들여다보고싶네
10.22 00:30
ㅇㅇ
엘사..아직까진 착하긴한데 1편에서 안나 도망가기로 마음먹은거보면 엘사태도에 변화가 있었나보네. 엘사도 리지랑 별 다를바없는 안나한정 욕망맥스 센티넬인데 안나 배려해서 참고있던거 자극한건가
10.22 00:36
ㅇㅇ
엘안엘 삼각관계 너무 맛나다ㅠㅠㅠㅠㅠㅠ 리지가 안나 잡구 엘사 도발하는 거ㅠㅠㅜㅠㅠㅠㅜㅠㅜ 존 나 좋 아 이제 한달 지났는데 그 이후에 상황이 얼마나 나빠지는걸까 엘사 본모습도 너무 궁금해서 노양심 ㅊㅊㅁㅊㅊㅁ
10.22 00:47
ㅇㅇ
정말 최고십니다 선생님...20편까지 써주세요..
10.22 01:19
ㅇㅇ
제목 ㅋㅋㅋㅋㅋㅋㅋㅋ
10.22 02:54
ㅇㅇ
으악 미쳤다 너무 좋아ㅏㅏㅏㅏ ㅠㅠㅠㅠ
10.22 07:12
ㅇㅇ
근데 제목 ㅅㅂ 뭔일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졸귀넼ㅋㅋㅋㅋ
10.22 07:13
ㅇㅇ
윽 안타깝다ㅜ 리지가 안나에게 집착하는만큼 다정하게 대하는 법 알았으면 조앗을텐데.... 어덯게 이러냐 셋다 행복할수가없다ㅜㅜㅜㅜ 엘사는 소중히 대하고 싶었던거같은데 이일을 계기로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 그걸로 또 관계가 어떤식으로 변할지 너머 기대된다 ㅜㅜ와 중간중간 심장 철렁하는 부분 있었잖아 진짜 어케 이렇게 쓰냐;;
10.22 17:48
ㅇㅇ
하 안공만 먹던 나를 엘공에 눈뜨게 한 픽이다 진짜 재미있다 섹텐도 오지고 반전도 좋고
10.22 17:54
ㅇㅇ
연재라니 너무좋아서 울며절하고있음 진짜최고다 제발이대로만 쭉쭉가자 관계성개좋다고
10.22 20:09
ㅇㅇ
아 진짜 엘안엘 존맛이다 미쳐버려 진짜 아~~~~~!!! 세 사람 관계성 진짜 뭐라 표현해야돼 그냥 너무 쩔어서 미치겟늠ㅋㅋㅋㅋㅋ
10.22 22:00
ㄴ ㅇㅇ
근데 문장 하나하나에 쓰인 어휘가 진짜 고급지다... 보면서 진짜 감탄함 후아... 선생님 다음편 목빠지게 기다리겟읍니다ㅜㅜ
10.22 22:01
ㅇㅇ
아니 미친 왘ㅋㅋㅋㅋㅋㅋㅋㅋ왜케 재밌고 왜케 야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엘리자베스 왜 굴앳 흑흑 안나 힘들게 하디마러라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 저 이후로 엘사도 봉인해제하고 안나 괴롭힐 거 같은데ㅠㅠㅠㅜㅜㅜ 너무 마음 아픈데ㅜㅠㅠㅠ 얻억혜 괴롭힐 지 너무너무 궁금해유ㅠㅜㅜㅜㅜㅜ시바 다음편 보고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ㅊㅊㅁㅊㅊㅁㅊㅊㅁㅊㅊㅁ ㅠㅠㅠㅠㅠㅠㅠ미치겠어요
10.23 04:23
ㅇㅇ
너무재밌다ㅜㅜㅜ안나가 도망친 이유는 아직 안나온거지?저 아슬아슬한 균형을 깨뜨린 계기가 뭐였을까 넘궁금하다 글구 엘리자베스 존나섹시함ㅎㅎ 안나를 더 굴려줬음 좋겠다.. 다음편 언제 나오냐구ㅜㅜㅜ빨리써줘....
10.25 10:52
ㅇㅇ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문득 문득 떠올라서. 잒 이 픽을 맴돌게 된다. 왜 엘리자베스는 파장이 날카로운 걸까? 가이딩을 받는데도 왜 가라앉지 않는 걸까? 혹시 상관을 죽였다는 센티넬이 엘사라면. 엘리자베스의 날카로운 파장이 엘사때문이라면. 엘사에게 빼앗길것 같은 불안감때문이라면. 엘사에게 가지는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이 있어서라면 이란 생각이 들었어. 엘리자베스가 말한 가식을 거둔 엘사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은 엘리자베스만 가이딩 하고 있는데 엘사도 가이딩이 필요하다면? 항상 차분한 엘사이니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 안나를 소유하려 한다면 피바람이 불려나? 빨리 다음편이 나와서 쥬미의 망상을 정리해줬음 좋겠다. 안나 말이야 이미 잡혀왔지만 다른 나라로 탈출 했어도 편안한 삶을 살진 못했을거 같아.
10.25 18:32
ㄴ ㅇㅇ
여기 세계관의 가이드는 암울하네. 세간의 인식이 좋을리도 없고. 안나가 느낀대로 교정국이 말만 번지르르하지 공창이랑 다른건 뭐야. 60일 남았네. 둘 사이 살얼음 걷는 기간이겠다. 엘사에게 심적으로 위안 받았을텐데. 이제는 얼굴 쳐다보기도 같은 공간에 있는것도 안나가 너무 힘들어 할 것 같아. 쥬미는 다음편이 보고 싶다 ㅊㅊㅁ!
10.25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