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왕과 정령과 마법의 이야기 (完)
, 처음 만났을 때보다야 무거워졌지만 여전히 한 손으로 가볍게 들리는 엘사의 무게에 안나는 혀를 차며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았어. 고혹적으로 미소짓는 엘사를 아래에 두고 엉금엉금 기어가던 여왕은 딱 엘사의 가슴팍에 멈춰서서 그대로 얼굴을 엘사의 가슴에 묻었지. '흐어어~~'하면서 여왕이 가슴에 대고 길게 내쉰 한숨에 엘사는 간지럽다는 듯이 웃었어.
안나는 그대로 쓰러져 엘사와 몸을 겹치고는 턱만 살짝 올려서 언니의 아리따운 얼굴을 보았어. 보호 마법을 돌려받은 탓인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에는 생기가 넘쳐 흘렀고 시체보다 겨우 살짝 나은 정도로 핏기가 없던 피부는 조금은 따뜻해져 맥동하는 생명을 겉으로 드러냈지. 슥슥 손으로 쓸으며 꼼꼼히 엘사의 몸을 살피던 안나는 엘사가 신음하면서 작게 입을 벌리자 의아해하다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어. 제아무리 나뭇가지에 긁혔던 생채기가 걱정되었고, 피곤에 찌들어 판단력이 흐려진 바람에 한 행동이라지만 이건 조금 정도가 지나친 것 같았지. 다친 곳은 괜찮으냐며 한 마디 물으면 끝날 일을 괜히 이상하게 만들었다며 안나는 속으로 자신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어.
안나의 걱정대로 살짝 실망한 듯한 얼굴을 한 엘사는 안나를 따라 몸을 일으켰지. 물론 엘사가 구체적으로 뭐에 대해 실망한 것인지 안나는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는 위축되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 괜히 언니한테 숭한 짓을 했다며 자책하기 바쁘던 그녀는 엘사가 가늘게 눈을 떠 다시 입술을 부딪혀오자 깜짝 놀라 뒤로 몸을 물리려 했어. 그마저도 예상했는지 엘사의 가녀린 손이 여왕의 목을 끌어안고 있었고, 파랗게 빛나는 눈동자는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맹렬한 시선을 안나에게 향했지.
엘사에게 밀려 침대에 눕혀지고 나서야 안나는 엘사의 의도를 깨닫고 닫혀 있던 입술을 벌렸어. '아하' 하는 깨달음에 엉겁결에 입술이 벌어진 거였지만 엘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여왕의 입 안에 혀를 냅다 들이밀었지. 신난 듯이 입 안을 쭉쭉 빠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속으로 이걸 확 잡아먹어 버릴지, 뭐하냐며 혼쭐을 낼지 고민해야 했어. 어느덧 '어떻게' 혼을 내줄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진저리를 치던 여왕을 무시한 채, 정령왕은 안 보이는 손으로 잘도 안나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고 있었지.
"어... 언니, 잠깐만..."
겨우겨우 엘사를 밀어 입술을 떼어낸 안나는 헐떡이면서 엘사를 불렀어. 자신이 뭘 바라고 있는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던 여왕은 가는 손가락으로 정령왕의 뺨을 쓸었어. 눈을 감고 마치 소중한 보물을 감싸는 것처럼 한 손으로 제 손을 덮은 엘사의 모습에 안나는 팬티만 남은 제 모습마저 잠깐 잊어버렸지.
안나는 저도 모르게 엘사의 가슴골에 시선을 향했어. 진정하려는 제 마음과 다르게 심장은 어느덧 박자를 빨리하며 귀에 울릴 정도로 힘차게 뛰었지. 엘사가 들으면 이보다도 더 창피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몸을 물리려 했지만 엘사가 제 속을 읽은 것처럼 귀를 가슴에 대자 안나는 생경한 감각에 크게 신음하고 말았지. 곧이어 귀까지 새빨개진 여왕은 얼굴을 양손으로 가렸지만 곧 다시 얼굴을 든 엘사가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손을 떼어내 버렸어. 패기롭게 눈을 떠서 똑바로 엘사를 응시하려고 했지만 안나는 채 1초를 버티지 못하고 부끄러움에 굴복하고 말았지.
"엘사... 나 부끄러워."
살아생전 단 한번도 내뱉지 않았던 말을 안나가 자신에게 내뱉자 엘사가 스스로 자랑스러운 듯 활짝 웃었어. 손을 한 번 휘저어 제 옷가지를 없애버린 그녀는 여왕의 앞에 눈부신 나신을 드러냈지. 분홍빛으로 오똑 솟은 젖꼭지며 잘록한 허리에 감탄하기 전에 여왕은 꼼꼼히 엘사의 몸을 훑었어. 참 다행스럽게도 정령왕의 피부는 전신에 그득했던 생채기가 흔적 하나 없이 사라진 상태였지. 안도감이 내려앉자 비로소 엘사가 자신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는 걸 안나는 알아챘고, 마치 보호하려는 듯 제 팬티를 손으로 감쌌어.
피식 웃으며 엘사가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안나의 팬티는 푸르게 빛나더니 이내 증발하듯 사라져버렸어. 새로 옷장에 비치되어 꽤 마음에 들었던 팬티가 실은 엘사의(더 정확히는 엘사의 보호 마법의) 작품이라고 그제서야 깨달은 여왕은 작게 비명을 내지르며 황급히 음부를 가렸지. 옅게 가루처럼 주근깨가 뿌려져 있던 어깨는 목까지 내려온 홍조와 대비되어 한층 더 음란함을 더했고, 엘사는 설렌 마음을 숨길 마음도 없이 냅다 달려들어 여왕의 가슴을 빨았어.
야근이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되었다고 깨달은 안나는 저항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엘사 밑에 깔려서 몸을 옅게 떨었어. 왕좌의 무게를 감내하며 사춘기마저 어리광인 양 넘겨야 했던 안나에게는 엘사가 주는 자극이 너무나도 강했지. 엘사가 제대로 손을 움직여 아래에 닿기도 전에 안나는 단말마의 신음과 함께 크게 등을 뒤로 젖혀 세차게 몸을 떨었어.
"아... ...."
어느덧 흐물흐물해진 표정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안나를 엘사는 일으켜 세워 순식간에 안나의 뒤로 이동했어. 제 다리 사이에 여왕을 가두고는 그녀는 훅 하고 뜨거운 바람을 안나의 귀에 불어넣었지. 느닷없는 자극에 가볍게 고지를 향했던 안나는 고개를 뒤로 빳빳이 세우고 머리를 엘사의 어깨에 기댔어. 엘사가 침실로 들어왔을 때의 자신만만한 여유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지.
엘사가 제 몸 중앙에 솟은 작은 돌기를 발굴하듯 꺼내 빙빙 돌리자 안 그래도 아슬아슬했던 여왕은 '히익!!' 소리와 함께 다시금 몸을 떨었어. 세차게 떨리는 다리는 이미 제 통제를 벗어나 허공에 올랐다 침대로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했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는 침이 흘러내리며 가슴에 툭 하고 떨어졌지.
안나에게는 유감스럽게도 엘사는 여왕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었어. 이미 축축이 젖어 안나의 엉덩이를 적시던 그녀의 음부는 살짝 튀어나온 척추에 오똑 솟은 돌기를 비비고 있었지. 가녀린 손은 바삐 움직이며 여왕의 꽃잎을 끊임없이 자극했고 쉴 틈 없이 밀려오는 자극에 여왕은 3번째로 절정에 올랐어.
잠시 젖은 손을 입으로 향해 안나를 맛보던 정령왕은 마치 더 원한다는 것처럼 안나를 코앞에 눕히고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었어. 이내 쭉쭉 빠는 소리가 여왕의 침실을 가득 채웠고 이따끔씩 흐느끼듯 높은 신음소리가 들렸지. 점점 톤이 높아지며 템포마저 빨라지던 신음은 '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초롱불이 흔들리는 불빛만이 침상의 흔적을 스치듯 밝혔어.
10초나 겨우 지났을까 몽롱히 숫자를 세던 여왕은 자신의 안으로 엘사가 들어오는 걸 느끼고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렸어. 한 때 순진해 성(性)을 몰랐던 육체는 음욕에 굴복해 놀랍도록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지. '좀 더... 좀 더...'하면서 읊조리던 안나는 자신이 뭐라고 말했는지 깨닫고 경악할 새도 없이 몰아쳐오는 쾌감에 자신이 누구인지마저 잠시 잊어버렸어. 옷 한 점 걸치지 않은 순수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그 동안 뭘 원했던 것인지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지. 엘사가 자신의 거울이라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음란하게 미소지은 엘사의 눈동자 속에서, 안나는 마찬가지로 황홀하게 웃고 있는 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어. 쾌락과 사랑의 기쁨에 어느덧 맺힌 제 눈물을 엘사가 사탕을 핥듯 빨아먹자 안나 역시 그녀에게 호응해 혀로 엘사의 흰 목을 핥았어.
어느새 뿌리까지 깊게 들어간 엘사의 손가락이 제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안나는 미소짓던 여유마저 완전히 잃어버리고 쾌락의 노예가 되어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어. 멈춰야 한다고 미약하게 생각하던 의식은 제 음부에서 찔꺽거리는 소리에 묻혀버렸고 어느덧 탁해진 눈동자는 엘사만을 눈에 담은 채 쾌락의 끝을 찾고 있었어. 거세게 조여오는 자신에게 맞춰 엘사가 손가락을 더욱 빠르게 놀리자 안나는 기어이 눈동자가 뒤로 넘어가며 절정을 맞았지.
*****
안나는 무언가가 자신의 발을 핥는 느낌에 눈을 떴어. 순간 잠들었나 싶었던 의식은 이내 잠들기 직전까지의 기억을 되찾고는 눈을 번쩍 뜨이게 했지. 천근만근 무거워진 몸은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져 간지러움을 피할 수조차 없었어. 발목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 혓바닥이 누구의 것인지 대충 짐작한 그녀는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려버렸지.
'...내가 정신이 나갔지... 여왕씩이나 되어서 이토록 순진한 언니에게 뭘 하고 있는 거야...'
누가 누구에게 뭘 하고 있는지 완전히 반대로 이해하고 있던 안나의 뇌는 다시금 음부에 가해지는 혓바닥의 공세에 생각의 흐름을 잃어버렸어. 비실비실한 것 치고는 정말 엘사의 체력이 장난이 아니라고 나지막히 생각하던 여왕은 보호 마법의 존재를 기억해내고는 허탈하게 웃었지. 설마 빼앗겼던 마법의 힘을 이런 식으로 다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말이야. 밑에서 툭 하고 다시금 터지는 절정에 휩싸이면서 안나는 일단 옷장에 새로 들여온 하늘색 팬티는 죄다 처분해야 겠다고 흐릿하게 생각했지.
엘사가 가슴을 타고 올라 입술을 요구해오자 안나는 순순히 눈을 감아 입을 벌렸어. 그나마 입을 벌려 언니에게 호응해줄 수 있다는 게 위안거리였지. 역시 3일 연속으로 밤을 샌 게 문제였다고 생각하며 안나는 서서히 수마에 빠지기 시작했어. 안나야 몰랐지만, 자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이어진 엘사의 공세에 안나의 육체는 이미 한계를 넘긴지 오래였지.
몽롱하게 꿈과 현실을 드나들던 안나는 묘하게 전신에 힘이 되돌아오는 걸 느끼고 다시 눈을 떴어. 엘사의 몸이 파랗게 빛나며 얽혀진 혀를 통해 마법이 안나에게 돌아가고 있었던 거야. 그나마 묵은 성욕을 해소했다고 만족스럽게 웃음짓는 엘사에게 피식 웃음지으며 안나는 타락한 정령왕의 말을 상기해냈지.
'너는 벗어나지 못해... 엘사에게서, 벗어나지 못해.'
그 말이 전혀 다른 의미로 들어맞을 거 같다는 느낌에 안나는 팔를 휘감아 엘사를 꼭 끌어안았어. 이런 식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그녀는 힘을 되찾아가며 생각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엘사가 원하는 대로 하게 놔둘 생각은 없었어. 당장 혀를 통해 넘어오는 마법부터가 영 걱정이었지. 어째 자신이 기억하던 것보다 마력의 양이 아득히 많은 것처럼 느껴졌거든.
서둘러 몸을 일으켜 엘사에게서 입술을 떼어낸 여왕은 이제 충분하다며 고개를 가로저었어. 마법이 마치 오랜만이라며 인사하듯 제 팔뚝을 타고 빛나자 여왕은 고개를 까딱이고는 엘사의 얼굴을 주시했지. 마치 사악한 저주가 풀려나 깨어난 공주처럼 엘사는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어.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 자매는 다시 입술을 부딪혔고, 얽히기 시작한 혀는 왈츠를 추듯 천천히 서로의 입안을 노니며 사랑을 나눴지.
그제야 좀 지친 듯 엘사가 품 안으로 쓰러지자 안나는 엘사를 끌어안고 행복한 듯 미소지었어. 부드러운 백금발을 쓰다듬던 여왕은, '마법은 사용자의 의지를 읽고 현실에 투영하는 불가사의한 힘'이란 돌도깨비의 말을 떠올리고 깨달았다는 듯이 활짝 웃었지. 한때 스스로가 마법과는 전혀 연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품 안에, 지금 누구보다도 강하고 아름답우며 소중한 마법이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잠들어 있었어. 이내 색색 조용히 숨을 내쉬는 엘사를 향해 여왕은 자애롭게 미소지었지.
"엘사... 네가 바로 내 마법이었어..."
"지금껏 멀리서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 이제는... 내가 널 지켜줄게..."
"사랑해.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