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게 쓰고 싶어서 싸질러놓고 잘릴 것 같아서 백업한다
충혈되어 발갛게 달아오른 그 곳에 가져다 대면 코 끝에 못 견딜 정도로 농염한 엘사의 체취가 느껴진다.
마치 방끔 딴 석류에서 볼 법한 반들반들 한 빛깔이 촛불의 불빛을 따라 어지럽게 빛나고
그 붉은 광택의 보석에 조심스레 혀 끝을 가져다 대면 익숙한 엘사의 맛이 느껴진다.
너무나 부드럽고 민감하여 축축히 젖은 보드라운 혀 끝으로 쓸어올리는데도
못견디겠다는 듯 엘사는 퍼득이며 허리를 들썩이면 안나는 당장에라도 입안 가득 머금고 날카롭게 세운 혀끝으로
붉은 진주를 지나 깊숙히 파고들어 휘젖고 싶은 욕망을 꾸욱 눌러 참으며 정성스레 그리고 경건하기 까지 한 표정으로
다물린 꽃잎을 천천히 벌린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그곳에 거친 손가락으론 행여 상처라도 날까 싶어
조심스레 꽃잎 주변 멀찍이 손가락을 벌려 대고 지긋이 누르며 혀끝으로 다시한번 작은 과실을 탐하면
이내 굳게 닫혔던 꽃잎 사이로 울컥 맑은 과즙이 흘러나오고 비싼 시트를 더럽힐까봐서가 아닌
귀한 과즙을 비단천 조각따위에게 양보하기 싫은 욕심에 한방울도 남김없이 혀끝으로 모아 목뒤로 흘려넘긴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떨림만큼이나 처연한 엘사의 목소리가 방안에 떨려오지만 진하게 입안에 감도는 과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안나는 깊숙히 혀를 밀어넣어 탐욕스레 밝은 과즙을 취하고 마치 꿀을 따러온 벌처럼 꽃속에
머리를 박고 코끝을 가득 채운 엘사의 체취에 현기증이 일만큼 빠져든 안나가 바둥대며 빠져나오려는 엘사의
가는 허벅지를 힘껏 당기면
억눌러참느라 흔들리던 목소리가 듣기좋은 고음을 내뿜으며 귓가를 가득 채운다.
평소엔 그렇게 다정하던 엘사의 손길이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 처럼 거칠게 제 머리를 붙잡고 벗어나기위해 바둥대는 와중에
안나는 되려 더 힘껏 꽃잎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며 어미의 젖을 탐하는 새끼처럼 그녀를 빨아들인다.
눈이 없는 말캉한 혀는 새콤함 맛에 취해 엘사의 깊은곳으로 점점 더 파고들고 그래봐야 고작 손가락 한두마디에 지나지 않는 혀일진데
마치 칼에 베이고 창에 찔린 사냥감처럼 핏줄이 비쳐보일 하얀 허벅지는 파르르 떨리며 안나의 작은 머리통을 조르지만
이내 꽃잎 아레를 찍어내듯 안나의 손가락 끝이 쑤욱 파고들자 새하얀 엘사의 다리가 허공을 걷어차며 마치 제각각이 살아있는 생물인양
발가락이 허공을 허우적대며 파르르 떨린다.
고작 손가락 두 마디 정도가 들어갔을 뿐인데 마치 터지듯 울컥 울컥 쏟아지는 과즙을 기쁘게 삼킬즈음 허공에서 경련하던 두 다리가 풀어지며 안나의 날개뼈를 툭툭 건들자 안나는 기분좋은 미소와 함께 꽃에서 고개를 떼어낸다.
마치 은하수를 엮어 만든 듯한 투명한 실타레가 촛불의 불빛을 받아 길게 늘어져 빛나는가 싶더니 이내 허무하게 끊어져 사라지면 시선을 올린 곳에 커다란 두 눈망울 가득 촉촉히 젖어든 표정의 엘사가 안나를 원망하듯 바라보며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 눈길이 맘에 들지 않아서일까 촉촉하고 따듯한 느낌에 잠시 쉬고있던 손가락을 반전시켜 이번엔 위를 향해 손가락을 구부리자 커다랗게 홉뜬 눈이 쏟아질듯 커지고 숨이엉킨 것 처럼 차마 소리도 지르지 못한채 헛숨을 들이키며 허리를 들썩이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그제서야 미소를 띄운다.
익숙한 손길로 천천히 구부러진 손가락이 왼쪽으로 기울었다 오른쪽으로 기울며 탄력있는 살 사이를 헤집으면 숨쉬듯 조였다가 풀었다가 빨아들이다 내뱉으며 손가락을 꾸욱 조여온다. 그 느낌이 황홀해 이번엔 손을 살짝 세워 마침내 세번째 마디까지 쿡 찔러보면 마치 올가미에 낚인 불쌍한 사냥감처럼 하얗고 가느다란 허리가 허공을 향해 떠오르며 두뺨에 닿은 엘사의 허벅지가 묵직하게 어께를 짖누른다.
안나는 그것이 퍽 마음에 들었다.
훌쩍 떠나려고만 하고 그저 홀로 끌어 안으려고만 하는 엘사가 그 순간만큼은 저를 붙잡고 짖누르며 끌어당기는 것 같아서.
도망치는 엘사를 간절하게 쫒는 안나가 아니라 엘사에게 얽혀 붙잡히고 당겨지는 안나인 것 같아서
슬쩍 시선을 돌리면 어느새 어둠에 적응한 시선이 잡티 하나 없이 투명한 엘사의 하얀 허벅지의 피부를 그리고 그 속에 나뭇가지처럼 뻗은 핏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할 수 만 있다면 저 혈관 구석 구석까지 자신을 새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휘휘 털어내고는 대신 덥썩 그 말캉한 살코기를 입에 머금었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허벅지에 닿는 이빨의 감각을 느끼며 천천히 손가락을 밖으로 끌어내면 왈칵 왈칵 꽃물을 터트리면서도 집요하게 감겨오는 엘사의 촉촉한 살결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살살 점점 힘을 보태며 허벅지에 송곳니까지 꾸욱 눌리자 아픈지 버둥대며 안나를 향해 손을 휘젖는 엘사였지만
안나는 이내 허벅지한쪽을 붙잡고 있던 다른 손을 뻗어 단숨에 그 손목을 낚아채고는 감겨오는 살덩이를 피해 빼낸 손가락에 친구를 하나 덧대어 불쑥 다시 안으로 향했다.
다소 거칠수도 있는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놀란 꽃잎이 입을 다물려 했지만 이미 꽃물로 흥건해진 두 손가락은 부드럽게 살덩이를 가르고 깊숙히 파고들었고 새된 목소리와 함께 몸을 비트는 엘사는 붙잡힌 손목을 뿌리치지 못한채 파르르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허공을 움켜쥐며 몸을 꺽었다.
손목을 쥔 손으로 다시금 허공을 향해 튀어오르려는 허리를 꾸욱 누르자 자신의 머리를 옭아매던 하얀 다리 마져 풀려 허공을 박찼고 두 다리의 압력에서 벗어난 해방감과 동시에 찾아드는 상실감에 안나는 허벅지에서 입을 떼고 심술굳게 한번 더 깊히 파고들었다.
허공을 헤엄치던 다리와 사방으로 요동치던 허리가 자리를 찾고 헐떡임이 잦아들때 즈음 안나는 엘사의 허벅지에 남은 잇자국을 바라보며 조용히 꽃잎에서 손가락을 꺼내어 제 입가로 가져가 조심스레 핥아 올렸다.
-중독될 것 같아.
그 말을 끝으로 안나는 다시금 흰 꽃 속으로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