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Only One Year, Chapter 60
60. Preparations
다음날 아침, 엘사는 자신들이 얼마나 멍청하고 위험한 행동을 했는지 실감하고 있었다. 안나의 근처에 있을 때 내가 얼마나 미쳐버리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야. 지난 3년간 계속해서 내 감정을 숨기고 있었지만, 이제와서 고작 사흘을 못 참고 섹스를 해서 모든 걸 망쳐버릴뻔 했다고! 이제 엘사는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안나 역시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걸 보고 엘사는 굉장히 다행으로 생각했다.
지금 엘사는 자신의 방에서 과학책을 읽고 있었고, 안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둘은 자신들의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서 문을 열어두고 있었고, 부모님에게 아무런 의심도 남기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서 고르고 있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이번 새해 이브 때는 뭐 할 거야? 별 일 없으면 라푼젤 파티에 같이 가지 않을래?"
"맙소사, 언니가 언제 물어주나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당연하지, 날 초대하게 해주면 정말 좋겠어."
엘사는 키득거렸다. "당연히 초대해 줄 거니까 걱정 마렴." 엘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핸드폰을 꺼냈다. "지금 바로 전화해볼게."
엘사는 연락처에서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를 찾은 후 전화를 걸었고, 언제나처럼 거의 곧바로 전화가 연결되었다.
"안녕, 엘사!"
"안녕 라푼젤, 잘 지냈어?"
"엄청. 내가 얼마나 연휴를 좋아하는지 너도 알잖아? 너도 크리스마스 잘 보냈어?"
엘사의 머리속에서는 안나의 두 번째 선물이 스쳐지나갔다. "응, 환상적이었지."
"여동생한테 멋진 선물이라도 받은 모양인데?"
"으, 응... 엄청난걸 받았어." 하지만 엘사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여동생 때문에 전화한 거야." 안나는 언니의 말을 들으며 어떤 결과가 될지 두근거리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응? 혹시 섹스를 할 때 어드바이스라도 필요한 거야?"
"아니. 나쁜 의미는 없지만, 네가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엘사는 놀리듯이 말했다. 어쨌건, 라푼젤이 여지껏 사귄 건 플린 뿐이었으니까.
"무슨 소리야! 내가 지금의 바보같은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얼마나 날렸는지 몰라서 그렇게 말하지?"
엘사는 전화기 건너편에서 플린의 끙 앓는 소리를 듣고 깔깔거렸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 여동생과 섹스를 한다는 이야기를 플린 옆에서 했다는 걸 깨닫고 곧바로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씨발 대체 뭐하는 짓이야, 라푼젤? 지금 플린이 우리 이야기를 다 들은 거야?" 안나 역시 무슨 상황인지 깨달았는지(혹은 언니의 심각함을 눈치챘는지), 문을 닫고 언니 옆에 앉았다. 엘사는 스피커폰 모드로 바꿔서 안나에게도 통화를 들리게 만들었다.
"어... 응... 사실... 비밀을 좀 털어놓긴 했어..."
"뭐? 진심이야?" 엘사는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껏 그렇게 필사적으로 비밀을 지켜왔는데, 이제 와서 라푼젤이 모두에게 내 비밀을 알려버린다고?
"진정해, 난 플린한테만 말 한거야."
"그래도... 그래도..." 엘사는 머리 속에서 너무 많은 생각이 뿜어져나와서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플린이 어떻게 반응할까? 계속해서 나랑 만나고 싶어 할까? 혹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진 않을까? 난 지금 얼마나 좆같은 상황에 빠진 거지? 그러고 있을 때 안나의 손이 다가와서, 마치 자신을 지탱해주듯이 부드럽게 언니의 손을 잡아주었다. 하지만 그러는 안나의 표정 역시 괴로워보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우리 전에도 말했잖아... 내 남자친구한테도 계속 숨기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야. 그리고 너도, 나랑 비밀을 공유해서 기뻤다고 말했고. 안나 역시 네 곁에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잖아? 그래서 나도 플린한테 말해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어."
엘사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플린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제발 화내지만 말았으면! 머리속에서는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그맣게 머리를 들었지만, 엘사는 너무 많이 희망을 가지진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방금 라푼젤은 플린 앞에서 전화를 한 거잖아? 그 말은 플린이 완전하게 우리를 혐오한다는 건 아니란 의미일 거야... 그렇지?
"어쨌건 말야, 저번 주에 플린한테 말했는데 그렇게 나쁘게 받아들이진 않더라구..."
잠시 후 라푼젤 역시 스피커폰으로 바꿨는지 플린의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어. "이봐 엘사, 사실대로 말하자면 라푼젤이 말하기 전에도 스스로 알아챘다니까! 아 물론 자랑하는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엘사는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여전히 알 수가 없어서 그냥 입을 다물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맞아," 라푼젤이 말을 이었다. "플린은 혹시 너희가 사귀는게 아니냐고 나한테 물었고, 너희가 과할 정도로 친하게 보인다고 말했거든. 그래서 시험삼아 몇 가지를 물어봤는데, 플린은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더라구."
"저... 정말...?"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야 굉장히 놀라긴 했지. 내 말은, 이건 확실히 이상한 상황이긴 하잖아? 비난하려는 건 아냐, 그래도 음... 라푼젤이 나한테 지금까지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말해줬거든... 그리고 너랑 안나가 캠핑에서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도 떠올랐고. 그러니까 좀 상황이 이해가 가더라고."
엘사는 이제야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 기쁨의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주먹을 굳게 쥐었다. 지금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이 나랑 안나의 사랑을 인정해 준 거야? 혹시 올라프도 인정해 줄까? 언젠간 우리 부모님도... 아냐, 그건 완전히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최소한 내 친구들한테만이라도 인정을 받았으니 훨씬 다행으로 느껴져...
"사실 너희들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거든. 굉장히 섹시하잖아? 게다가... 나도 이젠 너희랑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니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라구!"
핸드폰 너머에는 라푼젤이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곧바로 플린의 비명도 따라왔다. 그걸 들은 엘사는 안도를 담은 웃음이 새어나왔고, 안나 역시 얼굴에 행복이 피어났다. 두 자매가 가볍게 키스하자 다시 한 번 플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 지금 키스 한 거야? 키스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씨발, 존나 핫하잖아?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자매끼리 사귀는 상상을 하는지 않아?" 다시 한 번 플린이 얻어맞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강렬했다. 그리고 손을 터는 소리가 들리더니 라푼젤이 말을 걸었다.
"좋아, 이제 스피커모드를 끄고 좀 더 안전한 곳으로 가야겠어. 플린의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네."
엘사는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직도 플린이 우릴 인정해줬다는게 믿기질 않아. 너도 나랑 안나를 인정해주기까지 반 년이나 걸렸잖아?"
"글쎄, 네가 나한테 비밀을 알려줬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네가 바란 건 안나에게서 멀어지는 거였잖아? 지금은 너랑 안나가 사귀고 있는 상황이니까, 플린이 받아들이기 더 쉬웠던 거 아닐까?"
"음... 어쨌건 다행이야. 그래도, 절대 플린이 다른 사람한테 말하게 놔둬선 안 돼."
"당연하지, 걱정 마. 플린은 그렇게 멍청이가 아냐."
엘사 역시 플린을 믿을 수 있었다. 어찌됐건 몇 년이나 알고 지낸 사이고, 라푼젤보다야 덜하지만 그 역시 엘사의 베스트 프렌드 중 하나였으니까.
"혹시... 올라프도 우리 사랑을 인정해줄까?"
"음..." 라푼젤은 주저하면서 말했다. "잘 모르겠어. 걘 너한테 오랫동안 빠져있었잖아."
"맞아... 일단은 걔는 빼놓는게 좋겠어."
"맞아, 시간은 얼마든지 있잖아?"
"어쨌건... 내가 너한테 전화한 이유는 말야, 혹시 새해 이브날 안나도 데리고 가도 될까?"
"당연하지. 안나는 네 여자친구잖아, 그치?" 그 말을 들은 안나는 미소지으면서 언니의 뺨에 키스했다.
"맞아, 내 여자친구지."
"그럼 당연히 초대를 하지 않을 이규가 없잖아! 게다가 안나는 내 친구기도 하고 말야. 언제든지 환영할게, 안나."
"고마워!" 안나는 신이 나서 밝게 대답했다.
"별말씀을."
"파티에는 몇 명이나 모여?"
"12명이야. 나랑 플린이랑 너랑 안나랑, 올라프, 신디,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들 몇 명. 걔들이랑 오랫동안 못 만났잖아?"
"알았어, 멋지네. 그러면 사흘 후에봐!"
"응, 나중에 봐!"
안나도 작별인사를 하자 엘사는 전화를 끊었다. "음... 꽤나 긴장했었네."
"응... 라푼젤이 언니한테 허락도 안 받고 비밀을 말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래도 뭐... 언니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거니까, 솔직히 라푼젤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쩌면 언젠가는 우리가 밖에서도 커플로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러면 좋겠어. 하지만 말야, 만약 그렇게 되지 못 한다고 해도 난 절대 언니랑 함께하게 된 걸 후회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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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라푼젤의 파티에 가게 된 걸 정말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첫 번째 이유론, 자신이 엘사의 파트너로 가게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안나는 엘사를 자매로써도 좋아하고,이 관계를 절대 버리고 싶어하지도 않았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달랐다. 난 엘사의 여자친구로서 파티에 가는 거야. 어디에 가는지도 모른 채 언니한테 달라붙기만 하는 여동생으로서가 아니라구. 사실, 라푼젤과 플린만 진짜 관계를 아는 이상 남들 앞에서는 자매로서 행동해야 하기에 행동이 달라지는 건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언니 옆에 있을 권리가 있다는 게 중요하지. 이제 언니가 어디에 가건, 나도 따라갈 권리가 있는 거잖아? 여전히 자매와 여자친구 사이의 경계는 애매하긴 하지만, 안나는 서서히 '여자친구 사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아가고 있었다.
안나는 파티를 얼마나 기대했던지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함참 남았는데도 벌써 드레스를 차려 입고 화장까지 마쳤고, 엄마에게 머리를 만져달라고 부탁까지 했을 정도다. 머리는 머리 뒤쪽에서 왕관모양으로 땋은 머리가 리본으로 묶였고, 머리 위에는 머리가 원형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스스로는 절대 이렇게 못 묶었을 거야, 엘사는 할 수 있었을까?
안나는 곧바로 언니의 방으로 들어간 후 문을 두드렸다.
"저기, 언니?"
"응?" 엘사는 여동생을 돌아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너 오늘 정말 아름다워, 안나."
"고마워! 엄마가 머리를 만져줬어." 안나가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자, 엘사는 여동생의 머리를 전부 볼 수 있었다.
"와... 엄청 매력적이야."
"응... 근데 아직 출발까지 한 시간이나 남아서 너무 지루해."
"미안해, 나도 준비해야 하는데 말야."
"흥... 그럼 가버려. 원하는 만큼 날 혼자 놔두면 되잖아."
엘사는 여동생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더니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샤워를 하면서 네 생각을 할 거 같네." 그리고 여동생의 엉덩이를 몇 초간 쓰다듬으면서 윙크를 하고 떠났고, 안나는 방금 들은게 무슨 의민지 깨닫고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언니가 저런 말을 하다니, 상상도 못 했어! 아 물론 좋지만 말야!
그래서 안나는 남는 시간동안 언니에게 줄 생일선물을 검색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물론 이미 정해둔 선물은 있었고, 준비가 많이 필요한데다가 틀림없이 엘사가 좋아할 게 틀림 없었다. 매년 선물을 준비하는 게 참 어렵단 말이야... 크리스마스 선물도 그렇고, 고작 그 한 달 뒤에 생일선물도 준비하는 거 말야.
안나는 의자에 앉아서 30분 쯤 보내자 안나가 돌아왔다. 그걸 보고 황급히 인터넷을 끈 후 언니에게 몸을 돌렸다. 엘사는 언제나처럼 아름다웠고, 기다란 백금발 머리칼과 깊고도 푸른 눈동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여자가 내 거라니, 난 정말 운이 좋아. 엘사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입었던 옆트임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안나 역시 기다란 드레스를 입었지만 엘사와는 다르게 옆트임이 없었다. 난 언니만큼 드레스가 잘 어울리진 않으니까 말야...
"우리 출발할까?"
"너무 이르지 않아?"
"난 파티 주최자의 베스트 프렌드잖아. 일찍 가도 될 권리가 있어."
"알았어! 그러면 라푼젤한테 알려주는거 잊지 마!"
둘은 준비를 마치고 아랫층으로 내려가자, 부모님 역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우리랑 같이 안 갈거니, 안나? 아직도 늦지 않았단다."
"아뇨, 괜찮아요! 그래도 친척들한테는 안부인사 전해줘요." 안나는 친척들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다. 친척들과는 고작해야 새해 이브날 만나는 것 뿐이라서 전혀 친하지 않았고, 그래서 올해 만나지 못 한다고 해도 전혀 아쉽지 않았다.
"언니를 졸졸 따라다니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니?"
"말을 왜 그렇게 하세요." 엘사가 말했다. "안나도 초대 받았다니까요." 엘사는 여동생을 지키려는 듯이 양쪽 어깨에 팔을 얹었고, 안나 역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난 스스로도 잘 말할 수 있는 걸.
"라푼젤은 내 친구기도 하다니까요. 걘 나한테도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알았다, 알았어. 그럼 좋은 밤 보내렴."
"고마워요, 부모님도요."
잠시 후 둘은 집밖으로 나갔고, 안나가 조수석에 앉자 엘사가 운전석에 앉고 차를 출발시켰다.
"우리가 일찍 간다고 라푼젤한테 전화 했어?"
"아니."
"진작 하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어."
"젠장, 언닌 내 말을 항상 흘려듣는 것 같아!" 물론 그렇지 않았다.
그 말을 들은 엘사는 갑자기 키득거렸고, 안나는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웃는 거야?"
"글쎄, 네가 말하는 게 꼭 내 아내같아서 말야."
안나는 으르렁 거렸지만,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여자친구의 다리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으로는 핸드폰을 꺼내서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 우리가 일찍 출발했다는 걸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 언니는 일찍 출발해도 될 거라고 말하더라구."
"아, 당연하지. 괜찮고 말고. 그럼 파티를 준비하는 걸 도와주면 되겠네."
"언닌 심지어 전화조차 안 하려고 했다니까, 이게 말이 돼?"
"말이 되지, 왜냐면 그래도 아무 문제도 없으니까 말야. 좀 있다가 봐!"
라푼젤이 전화를 끊자 엘사가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우리가 전화를 할 필요가 있었니?" 엘사가 방긋 웃으면서 물었다.
안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혀를 내밀어서 메롱을 했고, 그걸 본 엘사는 깔깔거렸다. 그리고 안나는 창밖을 보면서, 둘의 관계가 작년에 비해서 얼마나 나아갔는지를 생각하며 행복에 빠졌다. 올해는 정말 멋진 한해였어. 그리고 내년에는 틀림없이 더 행복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