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 Obsession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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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엘사
Obsession
(9)
솔직히 말하면 엘사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나는 엘사가 나에게 매달리는 것이 좋았다. 엘사의 편집증과 불안 증세는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엘사가 나의 말을 온순하게 듣고, 손을 뻗으면 안겨 온다는 것은 여태껏 단 한 번도 무언가를 통제해 본 적 없는 나에게는 믿을 수 없이 황홀한 일이었다. 그동안 나는 엘사를 얼마나 알게 모르게 동경했던가. 나에게 있어 엘사는 다른 세계의 존재였고, 나는 완벽한 엘사를 질투할 자격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엘사가 저녁마다 나의 손을 잡아야 잠에 들 수 있고, 나를 제외한 모든 것에 극도의 경계심을 갖다니. 남들은 말조차 걸지 못하는 엘사인데! 엘사가 나의 손을 잡을 때마다, 나에게 안길 때마다 나는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우월감을 느꼈다. 엘사에 비하면 한없이 형편없는 나라는 존재가 감히 엘사의 우주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약을 먹고 잠든 엘사를 부적절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음란한 행위를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엘사를 달랠 때마다 피어올랐던 만족감이 엘사를 향한 은밀한 흥분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상 나는 나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었다. 약에 취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무기력한 엘사를 앞에 두고 흥분을 참는 것은 비가 오는 날 달이 구름에 가려지지 않으려 애쓰는 일과 같았다. 나는 이제 막 11학년이 된 참이었고, 또래보다 조금 늦게 눈을 뜨게 된 성적인 행위는 나를 정상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훌쩍이며 손을 잡아오는 엘사를 예전과 같은 눈빛으로 볼 수 없었다. 학교에 있어도 눈을 감으면 엘사 생각이 났다. 엘사가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나에게 매달릴수록 나는 울컥거리면서 달아오르는 몸을 진정시켜야 했다. 언제나 이성적으로 생각해오고 행동해왔던 나로서는 제어되지 않는 성욕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내 몸을 내가 통제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로,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엘사를 향한 나의 욕망은 일반적인 사회 통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매일 밤 약에 취해 잠든 엘사를 만지며 스스로 위로하는 행위를 그만둘 수 없었다. 나는 엘사의 모든 것에 흥분했다. 달빛처럼 새하얀 살결부터 새근거리는 숨소리까지 엘사의 모든 것은 나를 달큰하게 달아오르게 했다. 무방비한 엘사 앞에서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저녁에 은밀히 빨아 재낀 입술이 아침에는 나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흥분했다.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공부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엘사를 제외한 다른 것은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나의 모든 것은 오로지 엘사만을 위해 존재했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험했고, 방해꾼들이 너무 많았다. 근래에 진행했던 프로젝트까지 완전히 대박이 난 탓에 엘사를 찾는 사람은 위험할 정도로 많았다. 엘사는 나 따위가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유명했다. 휴대폰 번호를 미리 바꿔두지 않았다면 엘사는 온종일 전화를 받아야 했을 것이었다. 결국, 나는 해킹을 가장하여 엘사의 이메일 계정을 없애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엘사의 사생활과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지워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은 정말 집요할 정도로 엘사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도대체 어떻게 나의 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연결했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무심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고, 단지 목소리만으로 그녀가 얼마 전 엘사에게 전화했던 프로젝트팀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엘사와 연락할 수 없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말을 시작으로 그녀는 나에게 프로젝트의 모든 근황을 쏟아냈다. 결론은 엘사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쇼룸을 열고 싶다는 것이었다. 오, 그녀는 정말 무례했다. 내가 엘사의 정신 상태가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자 그녀는 엘사가 어떤 병원에 다니는지, 어떤 약을 먹는지 캐물었다. 또한, 신경증이 심할수록 집안에만 있는 것은 독이라는 되도 않는 조언을 하며 나의 성질을 있는대로 긁어댔다.
나는 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를 대며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그 자리에서 그녀의 번호를 차단했다. 그녀의 무례한 태도도 물론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엘사를 돌보는 방식에 대하여 의심 어린 조언을 들었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나는 침대에 누운 후 엘사의 조각 같은 얼굴을 손으로 쓸었다. 한시간 전쯤 약을 먹고 잠든 엘사는 미동도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티셔츠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손에 쥐었다. 엘사의 풍만한 가슴을 한껏 쥐고 있으니 타오르던 화가 조금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흐트러진 엘사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후 새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약에 취한 엘사는 언제나처럼 완벽했다.
나만 바라보는 무기력하고 완벽한 나의 엘사.
모두의 동경을 받는, 나만 바라보는 나의 언니.
엘사는 아직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약했다. 그들은 나만큼 엘사를 알지 못할뿐더러 엘사가 원하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엘사가 가장 안전한 곳은 바로 나의 곁인데 왜 다들 엘사를 밖으로 끌어내지 못해서 안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생이 아픈 언니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나는 엘사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픈 엘사는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니 오히려 완벽한 균형에 있다고 말해야 옳은 것 아닌가?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연약한 엘사를 보호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접근해도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엘사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달달한 엘사의 타액이 느껴졌다. 너무 황홀했다. 온몸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엘사는 나의 품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는데 반해 외부는 너무 위험하고 시끄럽고, 해가 되었다. 나는 엘사의 셔츠를 올린 뒤, 가슴을 핥았다. 엘사의 정점이 딱딱하게 달아올랐다. 나는 최대한 혀만을 이용하여 정점 주위를 아주 부드럽게 핥아 올렸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미끌거리는 나의 돌기를 만졌다.
완전히 흥분한 탓에 삽입하기도 전에 쾌락이 터져버렸다.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엘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신음을 참으며 손가락을 넣고 삽입 자위를 했다. 곧바로 또 한 번 파도가 치듯 쾌락이 쓸고 지나갔다. 나는 땀까지 흘리면서 흥분한 채 숨을 헐떡였고, 엘사는 나의 다소 부산스러운 숨소리에도 불구하고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엘사의 가슴을 처음보다는 조금 강하게 손바닥에 품었다. 진정이 되기는커녕 욕구가 더욱더 늘어나는 것 같았다. 연이어 절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목이 마른 느낌이었다. 당장에라도 옷을 끌어내린 뒤 엘사의 신음을 혀로 막으면서 거칠게 범하고 싶었지만 자제력을 발휘하여 참았다. 질척이는 액이 손목까지 흘렀지만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불타는 것 같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힘 없는 엘사의 손가락을 나의 입에 넣고 혀로 급하게 핥았다. 그리고 나의 타액이 흐르는 축축한 엘사의 손가락을 잔뜩 흥분한 나의 것에 넣었다. 힘없는 엘사의 손가락들이 방향 없이 나의 내부를 왕복했다. 발정이라도 난 듯 온몸이 뜨거웠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엘사의 손을 이용하여 자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흥분하게 만들었다. 나는 끙끙거리는 신음을 참으려 무던히도 애써야 했다.
죄책감은 행위가 끝난 후에야 몰려왔다. 불편한 자세로 했던 탓에 근육이 아렸고 온몸이 피곤했다. 나는 휴지 대신 입으로 엘사의 손가락을 깨끗하게 핥은 후, 흐트러졌던 정황을 모두 정리했다. 엘사의 숨소리는 여전히 규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