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Story
2022.12.06 23:38
[재업] 냉미녀 배우랑 댕댕상 경호원의 취미활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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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SM 플레이 주의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를 다루거나, 언급 또는 암시하고 있음
※도구 사용 주의
※더티토크, 노골적인 단어 사용 주의
※긴 분량 주의 (10, 000↑)
로프를 정리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돌아오자, 느슨해진 긴장감 때문인지 ‘오늘은 이렇게 끝난 건가?’ 하는 생각이 엘사의 표정에 다 드러났다. 안나는 조금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누구 맘대로?
안나가 말없이 목줄에 리드줄을 체결하니 엘사가 다시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줄을 잡아당기며 앞으로 걷자 엘사가 스스로 두 팔과 두 다리를 바닥에 대어 사족 보행 동물처럼 바닥을 기어서 따라갔다. 마치 애견을 산책 시키는 것처럼 집안을 돌고 있으려니 대리석을 딛는 무릎이 아파왔다.
도그 플레이가 메인일 때는 무릎보호대를 하고 산책했는데, 오늘은 그게 아니어서 맨 무릎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그만두어야 했다. 안나는 저를 따라오는 엘사가 통증에 인상을 찡그리는 것을 돌아보곤 침실로 이끌었다.
“침대 위로 올라가서 천장 보고 누워요.”
“네, 주인님.”
올라가며 흘끗 훔쳐보았더니, 침대 발치에 몇 가지 도구가 올려져 있었다. 젤, 바이브레이터, 스트랩온 정도여서 제 주인이 스트랩온을 착용해 제게 삽입하고 바이브레이터로 유두나 음핵을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머리를 스쳤다. 침을 꿀꺽 삼킨 엘사가 다시 제 주인 쪽을 돌아보니 스커트 아래로 속옷을 벗어내고 있었다. 놀라서 고개까지 돌린 채로 쳐다보고 있으니 안나가 눈을 맞췄다.
“천장 보고 있으랬는데 날 보고 있으면 안 되죠.”
“아... 죄송합니다.”
“왜, 이거 가지고 싶어요? 입에다 쑤셔 넣어 줄까요?”
안나가 방금 벗어낸 속옷을 엘사의 얼굴 위로 덮었다. 주인의 향을 들이마신 엘사는 뜻밖의 선물을 얻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말을 더듬으며 서둘러 붙잡았다. 그, 그렇게 해주세요. 하지만 약간의 비릿함이 느껴지는 나일론 천이 입을 막아오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은 종의 얼굴을 벗어나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갔다. 엘사가 안타까운 눈으로 그를 따라갔다.
“근데 그러면 더 좋은 걸 못 하거든요. 뭐, 이걸로 됐으면 말고.”
당연히 더 좋은 걸 하고 싶었지만, 덜컥 욕심을 드러냈다가 건방지게 보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엘사를 멈추게 했다. 말해도 괜찮다는 듯이 안나가 엘사의 뺨을 쓰다듬었고, 엘사는 살짝 고개를 움직여 그 손에 뺨을 부볐다. 더 좋은 거 하고 싶어요. 부드러운 입술이 손에 닿을 듯 말듯 유혹적이었다.
안나가 엘사에게서 떨어지더니 도구 중 하나를 집어와 엘사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곧 우웅거리는 진동음이 울리는 걸로 보아 바이브레이터를 들고 있는 게 틀림 없었다.
주인의 손이 자신의 음부에 닿는 게 느껴지자 엘사의 허리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부푼 음순 사이를 벌리자 질구가 애액을 흘려보내며 침입을 재촉했다. 곧 그곳으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윤활제를 묻히려는 듯 회음부에서부터 원래 음모가 있어야 할 부분까지 주욱 타고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직접적인 자극에 엘사가 허리를 비틀며 신음했다.
“이제 다리 모아서 이거 잡고 있어요. 떨어트리지 말고.”
주인의 말을 따라 허벅지에 힘을 주고 바이브레이터를 붙잡으니 영락없이 압박과 진동을 함께 가하는 꼴이었다. 이대로 있다간 금방 절정에 오를 것 같아서 살짝 힘을 풀자 아까 애액을 묻혀서 미끈거리는 바이브레이터가 아래로 흐를 것만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라 시트를 꼭 붙잡은 채로 허벅지 힘을 풀었다 주었다 하며 허리를 비틀면서 자극점을 피했다.
그러는 사이 안나가 스커트를 허리춤까지 올려 잡고 꿈틀거리면서 끙끙대는 종의 가슴팍 위로 올라탔다. 주인이 목줄에서 리드줄을 떼어내고, 목줄도 풀어내 모두 바닥으로 던지는 동안 ‘더 좋은 것’의 정체를 알게 된 종의 얼굴이 기쁨으로 물들었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보다 먼저 가면 안 박아줄 거니까 열심히 해봐요. 그것도, 이것도.”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그 위로 올라 앉았다.
주인은 좀처럼 봉사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은 정말로 흔치 않았다. 풋워십도 아니고, 제가 아래로 기어 들어가 하는 컨닐링구스도 아닌 페이스시팅이라니. 이런 영광을 안겨준 것에 대해 희열이 피어올랐다. 속으로 감사를 표하며 열심히 입술과 혀를 놀렸다.
부푼 살점을 누르고 입술로 물었다가 빨아들였다가 핥기를 반복하니 이미 젖어있던 아래가 더 많은 액을 흘리면서 주인의 만족스러운 신음이 들려왔다. 자신의 것보다 더 높고 맑은 목소리. 나 때문에 주인님이 흥분하셨어, 나로 인해서 이렇게나 느끼고 계셔. 그런 생각이 머리를 채우자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꾸준한 자극에 배로 민감해졌다.
윽, 응, 응...! 막힌 신음이 기어코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 고개를 돌려 숨을 쉬어줘야만 했고,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에는 아주 조금 게을러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엘사는 지금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에 정신적인 감각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자극받지 않는 것이 없었으므로.
애초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안나가 봉사를 받기 시작한 건 엘사의 음부에 바이브레이터를 물려주고 시간이 좀 지나서였으니까. 사실은 처음부터 실패를 의도했고, 정신이 없는 엘사가 멋대로 가버리고 나면 그것을 빌미로 괴롭힐 속셈이었다. 물론 그랬지만, 안나도 흥분이 오래간 쌓였고, 말하자면 급했다. 저 혼자만 쾌락에 빠진 것에 조금 짜증이 났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안나는 엘사가 잘 움직이고, 적어도 숨은 쉴 수 있게끔 얼굴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던 친절을 거두기로 했다.
아예 공간 없이 깔아뭉개버리자 별안간 숨구멍이 막힌 엘사가 읍읍 소리를 내며 당황했다. 그러게 잘 좀 해보라고 꾸짖은 뒤에 다시 숨길을 열어주자 숨을 몰아쉬는데, 그것들은 전부 신음성이 더 짙었다. 다시 열심히 입을 놀리며 주인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본의 아니게 브레스컨트롤까지 당해버린 몸이 멋대로 끝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허리가 벌벌 떨리고 눈가엔 눈물이 맺혀 흘렀다.
안된다는 생각이 빛바래 사라지고, 결국 부르르 떨며 절정에 오른 엘사가 아, 아윽, 아아..! 하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 크고 길게 신음했다. 허벅지에서 힘이 풀려서 바이브레이터가 떨어져 의미 없이 귀에 거슬리기만 하는 단순 소음으로 변했다.
아득함에서 돌아오자 엘사는 자신이 주인이 제시한 조건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어겨버린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 남은 하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크게 혼이 날 것이다. 시트를 꽉 붙잡았던 손을 떼고 주인의 허벅지를 붙잡고서 본격적으로 임했다. 고개까지 이리저리 돌려가며 집중하자 오래 지나지 않아서 갑작스레 조용해지더니 액이 왈칵 쏟아졌다. 그것을 모조리 삼키고 있으니 뒤늦은 소리가 긴 날숨에 섞여서 나왔다.
잠시 숨을 고르던 안나가 몸을 일으키는가 싶더니 몸을 겹치면서 아래로 내려갔다. 걸리적거리는 스커트도 벗어 던지고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아서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다. 소유물의 얼굴은 물론이고 몸통까지 번들거렸다. 그것도 아까 로프의 흔적을 여전히 남긴 채로. 도저히 가만히 둘 수 없어서 손을 뻗으니 시선을 받아내고 있던 몸이 또 한차례 반응했다.
무릎으로 고간을 누르면서 바짝 솟은 유두를 손끝으로 굴렸다. 금세 짙은 숨을 뱉어내기에 가슴 전체를 꽉 쥐면서 끝을 꼬집고 당기니 금방 인상을 쓰며 아픈 신음을 냈다. 이번에는 손톱을 세워서 끝을 간질이자 고통으로 예민해진 감각이 더 큰 쾌감을 받아내는 듯 몸을 들썩였다.
골반뼈가 튀어나온 곳과 갈비뼈가 언뜻 비치는 곳, 조금 전까지 손으로 놀려대던 가슴을 잘근잘근 깨물어대면 이상하게도 단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주 아프게 콱 물어서 씹어버린다면 어떨까. 피가 나고, 크게 다치게 된다면, 그러면 겁을 먹고 도망치려고 할까. 주인이 무슨 위험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교태로운 소리만 내는 것을 먹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양손으로 허리를 붙잡고 들어서 뒤집으니 그다음부턴 알아서 고양이처럼 엎드린 자세를 만들었다. 훤히 드러난 아래를 엄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문지르니 신음을 길게 빼며 앞쪽으로 무너졌다.
“아까 내가 뭘 하지 말라고 했죠?”
“떨어트리지 말라고... 하, 하셨어요.”
“그리고 또 뭐라고 그랬죠?”
“흐으... 주인님보다 먼저, 읏, 가면... 안 박아줄 거라고, 으으응... 하셨어요...”
“그럼 나는 지금 그만둬야 맞는 거네요.”
“안돼, 안 돼요... 계속, 해주세요.”
“오, 엘사. 건방 떨지 말아요, 명령을 내리는 건 내가 하는 거니까. 당신이 하는 일은 내 뜻에 따르는 거예요.”
차갑게 말하면서도 손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아서 더 미칠 노릇이었다. 더운 숨이 몸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서 호흡을 조절할 새도 없이 무더기로 흘러나왔다. 눈이 잔뜩 풀려선 주인의 작은 움직임에도 몸이 크게 들썩였다.
감각의 파도가 너울거려서 서서히 의식이 잡아먹히고 있었다. 손길이 이어만 진다면 절정을 맞이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사나운 해일이 다가와 발끝까지 집어삼켜주길 원했으니까. 이 뭉근한 손짓으로 미지근한 절정을 맞이하고 그대로 끝난다면 그것만큼 허무한 것도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엘사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얼마나 간절한 상태인지는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안나에게 훤히 보였다.
“흠... 애원하면 마음이 바뀔 것도 같네요. 대신, 자세하게.”
외설적이다 못해 상스러운 말을 해보라는 짓궂은 요청이었다. 어쩌면 시험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성 같은 건 희미해진 지 오래였고, 엘사의 머릿속엔 원초적 본능만이 자리했다. 엘사는 주인의 힌트를 놓치지 않았고, 기회를 붙들었다.
“주인님... 제 보지에, 박아주세요...! 흐으, 제 몸은 전부 주인님 소유예요, 아윽, 하아... 마음껏 범해주세- 흣, 주세요. 제발 저를, 핫, 아읏! 엉망으로 만들어주세요...!”
안나가 욕망으로 가득찬 눈을 빛내며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음핵을 느리게 문지르던 손을 떼니 어서 채워달라는 듯 뻐끔거리는 곳이 훤하게 드러났고, 그곳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뒤쪽에 놓인 스트랩온을 집어 들어 착용했다.
한참 전부터 잔뜩 달아올라 군침을 흘리던 입구에 드디어 뭉툭한 것이 와닿았다. 쿨쩍거리는 소리를 내며 끝부분을 밀어 넣자 내부에 왈칵 솟아오른 끈적한 액체가 투둑투둑 떨어졌다. 허리를 잡아채고 엉덩이를 꽉 쥐어오는 그 과격한 손길에 딜도를 완전히 삼키지도 않았건만 엘사는 몸을 떨며 가볍게 절정했다.
주인은 멈출 기세가 없이 그대로 허리를 붙여서 조여든 내부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갔고, 제 몸을 꿰뚫는 감각에 소유물의 입이 떡 벌어졌지만 신음조차 하지 못하고 숨을 멈추었다. 주인이 허리를 뒤로 빼면서 가득 찼던 안이 반쯤 비워지자 그제야 숨을 들이마시면서 불안정한 호흡을 재개했다.
아주 잠깐 숨 돌릴 틈을 주던 주인은 다시 그 축축한 동굴을 빈틈없이 꽉 채우려 들었다. 백금색 뒤통수는 베개에 처박혀서 벌어진 입술 새로 침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힘겹게 쾌감을 받아냈다. 느릿하게 출납할 때마다 찔꺽이는 소리가 들렸고, 여배우의 얇은 몸은 훈련된 경호원이 박아대는 힘을 못 이겨서 점점 앞으로 밀려났다.
주인은 제 손아귀를 벗어나려 드는 소유물을 양손으로 잡아서 제자리로 주욱 끌어당겼다. 한 손으론 둥글게 말리려는 허리를 아래로 꾹 누르고 다른 손은 높게 올렸다가 빠르게 내려서 엉덩이를 매질했다. 종은 날카로운 고통과 강렬한 쾌감 사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열락에 찬 울음을 터트렸다.
주인이 소유물과 침대 사이 틈에 팔을 집어넣고 끌어안듯이 몸을 겹쳤다. 빈틈없이 완전히 딱 달라붙어서는 허릿짓에 맞추어 흔들리는 가슴을 우악스럽게 쥐고 어깨에 이를 박아넣었다. 퍽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고 빠른 추삽질이 이어지자 제아무리 값비싼 매트리스라도 끼익대는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흡사 성난 짐승과도 같은 거친 숨이 사냥감의 귓가를 울렸다.
잇자국이 아로새겨진 소유물이 신음하다 못해 흐느끼고, 거의 울부짖음에 다다랐다. 뜯어낼 듯이 시트를 꽉 움켜쥔 손은 물론이고 전신의 근육이 죄다 긴장해서 부들부들 떨려왔다. 척추를 찌르르 울리면서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극한의 쾌락이 섬광탄처럼 모든 것을 새하얗게 물들이고, 마침내 괴로울 정도로 농축되었던 감각이 만개했다.
순간적으로 몸을 확 웅크리고,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 신체 일부분이 아니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내벽이 완전히 수축하면서 허벅지가 강하게 떨려왔다. 그 탓에 몸 전체가 떨릴 정도였다. 안나는 보통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오르가즘에 저 또한 감화된 듯 턱에 핏대가 설 정도로 어금니를 앙다물고 엘사를 놓칠세라 꽉 끌어안았다.
어느 순간 엘사의 몸에 힘이 탁 풀리면서 수축했던 질이 다시 이완하기에 안나가 허리를 뒤로 빼서 그때까지 안에 들어가 있었던 딜도를 빼내었다. 그리고는 엘사가 무사히 침대에 엎드려 잔여운을 즐기도록 한 뒤에 스트랩온을 풀어서 내던졌다.
안나는 엘사의 옆에 풀썩 누워서 땀에 젖은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숨을 고르다 아직까지 입고 있던 셔츠와 브래지어를 모두 벗어 내렸다. 방금까지 힘을 써서 부푼 근육 위로 주근깨가 별자리처럼 흩뿌려졌고, 크고 작은 흉터가 맨몸을 장식하고 있었다.
정욕으로 탁해졌던 청록색 눈동자가 본래의 총기를 되찾고, 뿌듯한 미소가 얼굴을 물들였다. 저 아래에서부터 만족감이 차올라서 온몸을 가득 메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직 눈을 감고 있는 엘사에게 바짝 다가가 눈에 보이는 곳에는 전부 칭찬 도장 찍듯 입술을 꾹꾹 찍었다.
“엘사, 오늘 정말 잘했어요. 너무 예뻐.”
흐뭇한 눈길로 엘사를 바라보던 안나가 이불을 끌어다 함께 덮었고, 그 탓에 그나마 침대 위에 올라와 있던 다른 물건들이 모조리 굴러떨어져서 오롯이 둘만 남겨졌다. 엘사는 천천히 눈을 떴지만 여전히 반쯤은 감겨 몽롱했고, 그 상태에서 입꼬리는 미묘하게 올라가서 나른한 미소를 만들어냈다.
얼마 못 가 다시 눈을 감고 있던 엘사가 몸을 돌려서 안나와 마주 보았다. 감히 한낱 소유물이 주인의 몸을 함부로 보고 만져서는 안 되었기 때문에, 안나가 엘사를 완전한 나신으로서 대하는 건 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은 오늘 플레이에 상당히 만족했고, 엘사가 잘 따라와 주었다고 생각한다는 뜻인 것이다.
이럴 때는 잔뜩 예쁨받을 수 있다는 걸 체득한 엘사가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주인의 품을 파고들어 안겼고, 주인은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정리해주곤 드러난 이마에다 가볍게 키스했다.
“주인님.”
“응, 나 여기 있어요.”
“감사합니다.”
일부러 눈을 접어가며 웃어 보인다는 걸 알면서도, 안나는 바람 빠지는 소리 같은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아, 예뻐죽겠네, 정말.
안나가 고개를 내려서 엘사의 입술에 키스했다. 진득하게 엉겨 붙는 입술이, 열심히 화답하며 뒤엉키는 혀가, 방금 그렇게 절정 해놓고도 다시 정점을 세우는 가슴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무시할 수가 없어서 손에 담고 슬쩍 간질이면 이젠 정말 못한다고 칭얼거리는 것까지도.
“알겠어요, 알겠어. 근데, 내가 하고 싶으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농담과 진담을 가릴 정도의 에너지도 다 소진된 건지 엘사의 얼굴이 굳어져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나가 나 그 정도로 무자비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며 킥킥 웃자 엘사는 그제야 농담인 걸 알아채고 표정을 풀었다.
물론 언제든 주인이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게 기본 원칙이긴 했다. 하지만 어쨌건 소유물을 잘 관리하는 것 또한 주인의 책임이었고, 애초에 망가질 정도로 굴려대는 건 안나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가끔은 선을 넘고 싶은 충동이 일 때도 있지만, 넘을 듯 말 듯 하다가 직전에 멈추는 쪽이 훨씬 구미가 당겼다. 오래도록 맛볼 수 있는 먹잇감을 구태여 빨리 소진해버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슬슬 졸려오는지 엘사가 눈을 아주 천천히 깜빡거렸다. 안나는 엘사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가만있는 걸 보면 이상 있는 곳은 없어 보였지만 씻을 정도의, 적어도 벽에 기대어 서 있을 정도의 기력이 있는지는 미지수였으니까.
씻을 수는 있겠냐는 말에 고민하더니 아무래도 걷고 서 있는 게 힘들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나가 생각하기에도 오늘은 과도하게 힘을 뺀 감이 있었다. 이 상태에서 더 무리했다간 한동안 몸살로 앓아누울 게 뻔했다.
“그럼 내가 따뜻한 물이랑 초콜릿 가져다줄 테니까 그거 먹고, 그 다음에 화장실 데려다줄 테니까 들렀다가 다시 누워요. 졸려도 나 올 때까지 잠들면 안돼요, 알겠죠?”
안나가 침대를 벗어나더니 꼼꼼하게 이불을 덮어주면서 당부했다. 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깨어 있으리라고 약속하면서 빨리 오시란 말을 덧붙였다.
안나는 엘사의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여전히 엘사의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플레이 중에는 뇌까지 절여버릴 듯한 쾌락을 선사하는 주인이 플레이가 끝나면 한없이 다정해진다. 어쩜 그리 살 떨리게 무서우면서도 녹아버릴 정도로 달콤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런 귀여운 얼굴로 말도 안 되게 야한 말을 서슴지 않고, 그런데도 천박하지 않을까.
안나의 날카로운 눈빛, 엄격한 태도, 단단하고 탄탄한 몸, 뺨에서 시작되어 어깨를 타고 내려오는 주근깨, 크고 작은 흉터와 체구에 비해 크고 아주 약간 투박한 손, 그리고 그 길쭉한 손가락이 가진 섬세함과 강인함....
주인이 가진 모든 것을 찬미하던 엘사의 앞에 베드 트레이를 든 안나가 다가왔다.
“안 자고 잘 버티고 있었네요? 착해라.”
안나는 엘사의 입에 초콜릿을 물려주곤 허리가 아플 것 같아서 준비해왔다며 스팀 타올을 들어 보였다. 엘사는 안나의 해사한 미소를 보며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이지 완벽한 주인님이었으니까, 사랑에 빠져버릴 정도로.